십 년 동안의 고독

 

"고독과 외로움은 다른 감정 같아. 외로움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일 텐데, 예를 들면 타인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드는 그 감정이 외로움일 거야. 반면에 고독은 자신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 같아. 내가 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우리는 고독해지지. 누구를 만나게 되면 외롭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고독은 내가 나를 만나야 겨우 사라지는 것이겠지. 그러다 다시 금세 고독해지기도 하면서."

 

다시 봄이 왔다. 긴 겨울 동안 미뤄두었던 약속들이 벌써부터 잦아지고 있다. 고마운 인연들과 만나 '봄술'도 마다하지 않고 마실 생각이다. 그렇게 사람을 만나 삶의 신선함과 외로움을 함께 덜어낼 것이다. 그러다보면 또 스스로 고독해지는 시간이 찾아올지 모른다. 그러면 휴대전화의 전원을 끄고 어딘가로 떠나 나를 만나고 돌아올 생각이다.

 

정선이나 태백 아니면 삼척도 좋겠다. 어디가 되었든 오랜만에 만나는 내가, 다시 돌아온 봄날처럼 반갑기만 할 것이다.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고독과 외로움' 中

 

 

 

더보기

원래 이 글은 근래 들어 내가 느꼈던 고독에 관해서 쓴 글이었다.

고독을 무조건 부정적이고 이겨내야 할 불안정한 상태라고 묘사했는데

얼마 전에 친구가 보여준 책을 읽고 완전히 생각이 바뀌게 되어 글을 다시 적는다.

 

내가 느끼는 고독을 병이라고 치부했었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이상

이제 나는 다시 찾아올 그 순간을 전보다 편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게 됐다.

 

 

yunic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