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모든 무너짐은 얼마나 질서 정연한가


#1

겨울방학동안 있던 일들을 몰아서 기록하려 했는데
막상 일기를 쓰려니까 과거의 일들을 정리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이런 마인드로 계속 일기 쓰는 걸 미루다보니
기록할 건 더 많아지고... 나는 더 쓰기 싫어지고...

이 부분에서 살짝 현타가 왔다.
이 공간만큼은 누구보다 내가 제일 편해야 하는데
막상 내가 제일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일기를 쓸 때 나한테 너무 제한을 두지 않으려고 한다...
과거를 기록하는 것에 강박을 갖지 말자





#2

1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약 3주간 인스타를 끊었다.
물론 개강하기 일주일 전에 다시 깔았다.

대단한 이유는 아니고... 그냥 마음에 병이 살짝 생겼었다.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는데
아마 이번 학기가 끝나고 나서 여름방학에 또 지울 것 같다.

근데 확실히 sns를 지우니
삶이 윤택했다...

평소에 인스타 같이 SNS에서만 할 수 있는 활동이 재밌어서
인스타를 끊지 못하기도 했지만
그것들을 끊어야만 느낄 수 있는 편안함도 꽤 중독적이었다.

그래서 다시 인스타를 지우게 될 때는
처음에 지우기를 망설였던 때보다 더 과감히 지울 수 있을 것 같다.

이걸 계기로 SNS를 대하는 좋은 마인드를 갖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3

사람이 정말 좋은데 싫다
이런 생각하는 내가 백배는 더 싫다...
마음을 편하게 갖자고 다짐해도
맨날 무너짐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지 않게 해줄 무언가가 필요한데
그게 요즘따라 부재해서...
얼른 빠질만한 게 생겼으면 좋겠다.
그게 사람이든 취미든 다 좋으니까





#4

어제 대선 사전 투표를 다녀왔다
예전에 국회의원 선거 투표를 했어서 첫 투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뭔가 떨렸다

투표를 한 뒤에는 카페에 가서 전시 준비를 마저 했다
근데 전시 준비 진짜 너무 힘들다...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인쇄 맡기려면
주말에 얼추 다 끝내놔야 하는데
(눈물줄줄)
끙... 다음주까지만 버티자 건희야...
전시 끝나면 과제 폭탄이겠지만 그냥 견디자





#5

( X )

사실 이거에 관해서 할 이야기가 있는데
아직 생각을 정리하질 못했다
어중간한 생각을 글로 쓰고 싶지 않기도 해서
모든 생각을 정리한 뒤 글을 쓰는 건 아마 엄청 먼 미래일 것 같다.
이것조차 조급해지지 말자





#6

예정된 모든 무너짐은 얼마나 질서 정연한가
김은 얼굴이 이그러진다

기형도 시인의 시 '오후 4시의 희망' 중 일부

중학생 때 이 시를 처음 보았는데
마지막 행에 위치했던 저 문장을 보는 순간
심장이 저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다른 이유없이
그냥 이 글 제목에 꼭 넣어주고 싶었다





#7

가끔 이렇게 심경에 대한 글을 쓰곤 한다
그러면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해진다
대신 나중에 다시 그 글을 보면 살짝 부끄러워져서
보호글로 돌려버릴 때가 있다...

근데 중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올렸던 글들은
보호글도 아니고
나조차도 볼 수 없게 그냥 지워버렸다
그래서 원래 이 블로그에는 글이 이것보다 훨씬 더 많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약간 아쉽긴 하다
그래도 지운 거에 후회는 없다

아무튼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하하
다음에 올릴 글에는 일상 이야기를 가득 담아야지





#8

이제 얼른 잠에 들자
오늘도 할 게 엄청 많으니까

다들 안녕 +~
(_ _).。o○





- 20220306



yunico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