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잃어버리는 것들을 사랑하곤 했다





#1

얼마 전에 눈물의 종강을 해서 일기를 쓰러 왔다. 이번 학기 그래도 전공 3개라 작년보다 여유로울 줄 알았는데 큰 착각임을... 중간고사 기간 때 직감했다. 그래도 가끔 티스토리 들어와서 영화 후기 같은 건 짧게나마 몇 번 올렸는데 일기는 도저히 쓸 시간이 안 났다. 시간이 있었다 해도 그 시간에 당장 쉬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았고... 근데 그 와중에 티스토리 스킨은 바꿈. 유니콘님 스킨은 정말 짱이다. 깔끔한데 예뻐서 티스토리 자꾸 들어오게 됨 아무튼 이번 일기는 또 최근 일들만 기록했다. 나도 과거의 일들을 다 기록하고 싶은데 너무 많다 보니 쓰다가 지쳐서 쓰기 싫어진다. 그러면 결국 이 일기를 올리지 못해요... 좋은 기억은 빠짐없이 여기에 남기고 싶은데 그게 너무 어렵네
그래도 이번 일기는 조금 노력해 봐야지






#2

4월 30일


중학생 때부터 동경했던 디자인 스튜디오 중 하나인 프로파간다! 그리고 프로파간다가 운영하는 시네마스토어에 드디어 다녀왔다. 선착순 예매라서 덜덜 떨면서 티켓 예매했는데 (그것도 안드레아스 거스키 전시 보는 와중에 했다) 다행히 성공
옆에서 네이버 시계 보여준 동기에게 아직도 고맙당...

아무튼 예정된 날짜가 다가왔고 난 덜덜 떨었다... 중학생 때 전교생 앞에서 꿈 발표할 때도 진로 관련해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최지웅 디자이너를 선택했었다. 영화 관련 굿즈를 보고 싶어서 가는 것도 있었지만 디자이너님 뵙고 싶어서 가는 것도 컸기 때문에 가는 내내 심장박동이 귀에서 들리는 듯했다.
근데 5분 지각했다.
하하

아무튼 도착하자마자 영화 굿즈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평소에 눈여겨봤던 영화 굿즈들을 다 쓸어 담았고 아직 보진 않았지만 유명해서 알게 된 영화 굿즈들을 구경하고 왔다. 내가 제일 갖고 싶었던 건 빌리 엘리어트 포스터였다. 근데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길래 여쭈어보니 종이 포스터는 없고 커다란 액자랑 세트인 것만 남았다고 하셨다. 하지만 너무 크기도 했고 비쌌기 때문에 포스터는 포기했다 우우
그래도 빌리 엽서 산 거에 만족한다! 그리고 스토어에 들어가자마자 최지웅 디자이너님이 계신 걸 알아챘었고 마지막에 굿즈 계산할 때 용기 내서 중학생 때부터 너무 존경했다고 말씀드렸다. 이 말을 들은 디자이너님은 깜짝 놀라시더니 너무 고맙다고 대답해 주셨고 전공이랑 영화 포스터, 스튜디오 관련 스몰 토크도 나눴다. 마지막으로 계산기 두드리실 땐 자기 존경해 줘서 고맙다고 내가 산 굿즈들 가격을 깎아주셨다. (이때 진짜 울뻔) 바쁜 시기였고 갈지 말지 고민을 엄청 했었는데 스토어를 나오고 나서 안 왔다면 정말 후회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무튼 프로파간다에 간 당일에는 잠들기 직전까지 붕 뜬 기분이었다
이유는 너무 좋아서...
굿즈도 진짜 갈망하던 것들을 많이 샀고 이제 내 방에 마구마구 붙일 예정이다.
본인이 영화를 좋아하고 관련 굿즈에도 관심 있다면 한 번쯤은 가보기를 권한다.

 


cinema paradise!






#3

5월 13일


이 아름다운 영화를 이제서야 본 나 사실 예전에 유튜브를 통해서 전반적인 내용을 대충 알게 됐었다... 당시에는 이런 내용이구나- 하고 넘어갔는데 이런 미친 짓을 하다니 올드보이 다음으로 후회한다. 그래도 막상 영화를 봤을 때 몰랐던 부분들이 은근 많아서 안심했다. 다행히 완전 스포를 당한 건 아니었던... 아무튼 한동안 영화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ost가 나오는 부분은 정말 여러 번 돌려봤다. 사랑이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나. 아무튼 자세한 감상 후기는 나중에 기록 카테고리에 따로 글 올릴 예정이다.

이번 박찬욱 감독 신작이 더 기대된다!






#4

5월 13일 - 14일


유경&하선이네에 유진이, 다경이랑 다같이 놀러 갔당 오랜만에 얼굴 보는 거라서 다들 넘 반가웠던... 유경이랑 하선이는 같이 서울에 있는데도 너무 바빠서 자취방 한 번을 못 갔었다 아무튼 근처 고깃집에서 고기도 먹고 노래방도 가고 재밌게 놀았다. 그리고 다시 자취방으로 돌아가기 전에 그냥 재미 삼아서 사주 한 번 봤다. 기억나는 말은 같은 직종의 매우 잘생긴 남자를 만나게 될 거라 하셨는데


어디 한 번 두고 보자
...
미안합니다 내가 아직 한 사랑을 끝내는 중이라

아무튼 다시 자취방에 돌아가서 사진을 막 찍다가 새벽에 잠들었다...
사실 사진 찍을 때 제일 많이 웃은 듯
고등학생 때 얘기도 했는데 매번 했던 이야기를 주로 한다
근데 얘네랑 하면 항상 새롭고 웃김


그리고 담날에 홍대 가서 밥 해결하고 한강에서 놀고 헤어짐

각자 바쁜 시기 피해서 만난 거라 날 잡는 것도 오래 걸렸었는데 하루라도 봐서 기분 좋았다 하하 이제 방학이니까 자주 보자 얘드랑






#5

5월 20일 - 21일

같은 반 동기들과 엠티 다녀왔다


나는 장 보는 팀이라 동기 두 명이랑 같이 장을 보러 갔다. 진짜 돈 부족할까 봐 노심초사하면서 재료 샀다. 다행히 예산을 넘기지 않았고 재료를 다 산 우리가 제일 먼저 을왕리에 도착했다.


딱 노을이 지려고 할 때 도착해서 너무 예뻤다...

아무튼 셋이서 좀 놀다가 다른 동기들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숙소로 얼른 돌아갔다. 사실 같은 반 동기들이랑 다 친한 건 아니었는데 그래도 안면식은 조금씩 있다 보니 봤을 때 넘 반갑구 그랬다... 그리고 놀다 보니 말 트고 친해짐 히히

아무튼 고기 구워 먹고 술 게임하고 프로그램 팀이 준비해 온 레크레이션을 다 같이 재밌게 했다. 너무 즐거웠어! 그러고 나서 다들 잘 준비할 줄 알았는데 의문의 진실 게임이 시작됐다. 아무튼 이것도 재밌게 했고 나는 새벽 5시 넘어서 잠에 들었다. 술 많이 안 먹어서 그런지 잠이 막 오진 않더라.


아침에 동기들이랑 바다에 다시 한번 가서 단체 사진 찍고 헤어졌다. 같이 밥 먹기로 한 동기들이랑은 인천 공항 가서 밥 해결했다. 내가 인천 공항을 오로지 밥을 먹기 위해 가볼 줄은 상상도 안 해봤다... 아무튼 첫 엠티였는데 너무 즐거웠당 다들 착하고 웃기고 재밌고... 예전에는 학교에서 얼굴 봐도 인사해야 하나 싶었는데 엠티 다녀온 이후로는 망설임 없이 인사한다. 좋은 인연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6

5월 21일

오랜만에 중학생 때 친구를 만났다!
인스타로만 소식을 알다가 연락이 닿았고
엠티를 다녀온 날 저녁에 잠깐 만나기로 했다.


일단 중학생 때 이후로 보질 못해서 정말 반가웠당... 만난 뒤에는 길지 않은 대화를 나눴는데 과 계열이나 취향이 비슷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래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취향도 비슷하니 뭔가 같이 영화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그래서 다음에 같이 영화를 보자고 했다 하하. 사실 이번에 만난 것도 영화랑 관련이 깊다. 그리고 대화도 즐거웠지만 엽서도 선물로 받아서 기뻤다. 사실 나만 줄 엽서가 있었던 건데 생각지도 못한 엽서를 받은 거라 더 감동이었다. 잘 보관해야징 아무튼 한동안 못 본 인연을 만나 즐거웠다!






#7

5월 29일

좌늘 만났다. 갈늘펀진에서 늘을 맡고 있는 친구입니다. 29일에 서울 올 일이 있다고 해서 저녁에 만나기로 했다. 사실 그 다음날이 일본어 말하기 시험이라 나갈지 말지 고민했지만 오랜만에 늘이 보고 싶어서 시험은 잠시 미뤄뒀다.


늘이가 홍대오면 가고 싶었던 식당에 가서 하이볼이랑 안주 시켜서 먹음. 안주는 그냥 평범했고 하이볼 이날 처음 먹어본 건데 맛있었당 아무튼 늘이랑도 거의 고등학생 때 얘기를 주로 했는데 왜 이렇게 웃긴 일들이 많았지? 주변에 재밌는 사람이 많다는 건 정말 축복인 듯... 그리고 그냥 친한 친구랑 같이 있는 거 자체가 좋고 즐거웠다. 같이 있는 것만으로 좋은 사람이 있으니까

늘이랑 헤어지기 전에 하루필름 가서 사진 찍었다. 사실 하루필름도 이날 처음 찍어본 거다. 유난히 이날 처음 해보는 게 많네. 아무튼 바쁠 때 잠깐 본 거라 오래는 못 있었지만 소확행은 제대로 한 날이다. 갈늘펀진도 어서 모이도록 하자.






#8

6월 20일

이날은 커뮤니케이션(1) 종강하는 날! 전날에 레포트 몰아서 쓰는 게 은근 스트레스였는데 얼레벌레 잘 끝냈다. 아무튼 학교에 도착한 나는 인쇄할 게 있어서 프린트실 갔는데 거기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빈 커디 듣는 사람들이었다. 솔직히 마빈 커디 인쇄할 게 너무 많다...


한 학기 동안 커디 같이 들은 동기 두 명입니다. 이날 커디 종강 기념으로 다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근데 다들 배가 애매하게 고파서 상수쪽 카페 먼저 갔다가 가기로 했다.


그래서 간 곳이 제비다방!
밤에는 공연도 하는 것 같은데 다음에 기회 된다면 보러 오고 싶다. 음료는 자몽에이드를 시켰는데 너무 쓰지 않아서 좋았다.


달리라는 곳에서 저녁을 해결했당. 동기 한 명이 신선한 파스타가 먹고 싶다고 해서 찾아본 곳! 우리가 시킨 게 바질 샐러드 파스타랑 토마토 감바스였는데 둘 다 진짜 맛있었다. 평소에 소스 듬뿍 파스타를 좋아했는데 저런 느낌의 파스타도 앞으로 자주 먹어야겠다고 생각함. 그리고 하이볼로 식사 마무리~

헤어지기 전에 인생네컷도 찍으러 갔다. 너무 귀여워!! 사실 침생네컷 찍으러 갔던 건데 저 사진이 너무 좋아서 올려보아요. 다음 학기에 서로 겹강이 있기를 바라며 기분 좋게 헤어졌다.

그러고 나서 고모 댁 갔다. 기숙사 퇴소는 6월 18일이었는데 내 종강은 6월 23일이라서 서울에서 머물 곳이 필요했다. 다행히 고모가 자기 집으로 오라고 하셨고 그렇게 나는 고모 댁에서 단 한 번도 배고팠던 시간이 없는 3일을 보내게 된다.






#9

6월 22일 - 23일

종강하지 않은 마지막 수업이 바로 타이포 수업이었다. 근데 진행률이 말도 안 되게 낮아서 21일-22일 이 하루 만에 모든 걸 끝내야 했었다. 인쇄도 해야 했기 때문에 22일 낮에는 무조건 끝내야 했고... 근데 하루 만에 되더라고요. 잠을 안 자면 되더라고요. 그래서 고모가 진짜 한숨도 안 잔 나를 보시더니 깜짝 놀라셨다. 나는 밤샘이 꽤 적응 됐었는데 오히려 그런 걱정 어린 시선이 적응되지 않았다. 아무튼 정말 오후 1시에 과제를 무사히 끝냈고 고모가 해주신 쌀국수를 점심으로 먹었다. 그리고 과제하느라 못 씻은 내 스스로가 더러워서 곧장 샤워하고 명금당에 인쇄하러 갔다. 나 이제 명금당 할아버지와 가벼운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됨. 방학이라 조금 여유로워졌다고 하셨다.

그리고 인쇄하러 가면서 느낀 건 진짜 절대로 밤샘하고 함부로 나가지 말자... 진짜 제정신이 아니었음.


중간 과정 다 생략하고 올리는 완성작
진짜 중간 과정...... 생각만 하면 아찔해진다.
밤샘하고 멋대로 돌아다니지 말자
못해도 2시간은 자고 나가자


그래도 내가 생각했던 방향으로 잘 나온 거 같아서 기뻤다. 그리고 각자의 견본집을 쭉 본 뒤에 작업 관련해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보도니체 언급이 많아서 기분 좋았다. 다들 감사합니다...

아무튼 23일에 찐 종강했다. 타이포 말고도 다른 전공, 교양 신경 쓰느라 고생한 내게 축하와 위로의 말 남긴다... 진짜 수고했어... 엉엉






#10

6월 23일 오후

종강한 날에는 공주 돌아가기 전에 고모가 같이 밥 먹고 전시를 보자고 하셨다. 이번 학기 너무 바빠서 전시도 많이 못 보러 갔기 때문에 좋다고 말씀드렸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히토 슈타이얼의 '데이터의 바다'

고모가 정말 재밌게 관람했다고 하셔서 보러 온 데이터의 바다! 전시가 너무 길어서 고모는 저번에 다 못 보셨다고 한다. 그래서 시간을 정하고 각자 전시를 보고 오기로 했다.


정말 다양한 영상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난 반도 보지 못했다. 야성적 충동 앞부분을 보다가 고모랑 약속한 시간이 돼서 전시장을 나왔다. 그래도 봤던 영상들 중에서는 소셜심이 제일 재밌었다. 주제도 그렇고 독특한 영상 컨셉과 구성이 만들어내는 몰입도가 장난 아니었다. 다 못 봐서 아쉬워~ 근데 고모도 다 못 보고 나오셨다고 한다. 아무래도 난 4번 정도 와야 이 전시를 다 볼 수 있을 듯하다. 절대 한 번에 다 볼 수 없어... 근데 전시가 정말 재밌었기 때문에 또 오고 싶어지는 거다. 방학에도 가고 2학기 개강하면 보러 가야겠다.

아무튼 전시뿐만 아니라 고모 덕분에 하루를 정말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10년 동안 큐레이터 일을 하면서 예술이라는 영역과 관련된 본인의 경험 같은 걸 엄청 세세히 알려주셨는데 덕분에 예술, 디자인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11

나 다시는 이렇게 일기 못 쓴다 이거 다 쓰는데 이틀 넘음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 꾹 참고 글 썼다.

오기와 집념으로 이뤄낸 일기
근데 이런 마인드로 일기 쓰면 다음에 시간 여유가 생겨도 이 기억 때문에 일기 쓰기 싫어진다.
다음부터는 다시 내가 편한 일기를 써야지...

블로그 제목은 서덕준 시인의 유실물 중 일부입니다.
좋아하는 시인데 한 번 읽어보세용

하하 다들 방학 잘 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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